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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
저자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를 취득하였다. 이 책은 응급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 그가 겪었던 여러 경험들을 작가 나름의 해석으로 채운 산문집이다.
30대 중반으로서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기도 하며, 여러 응급 상황에서 작가 나름대로의 관점과 철학으로 느꼈던 것들을 아주 솔직하게 정리하였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로 나뉘어져 있어 짧은 호흡으로 글을 읽을 수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가 흡입력이 있어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긴 울림이 있다.
특히나 마지막 파트에서 “동료”와 “어머니”의 소제목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동료”를 짧게 요약하면, 새벽 청소를 위해 일을하는 운전수와 청소부 사이의 이야기다. 운전수는 실수로 청소부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되어 청소부가 가슴팍을 가로질러 압박하게된다. 급하게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그 청소부는 죽게되었고, 죽기 직전까지 깔린 청소부는 나의 실수라고 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 죽기 직전의 상태에서까지 동료를 배려한 것일까. 그정도로 상대를 생각해주는 동료가 있을까 반문하게 되었다. 내가 그럴 수 있는 동료가 있을까 혹은 반대로 나에게 그럴 수 있은 동료가 있을까. 그 둘은 아주 깊은 관계의 동료이지 않았을까. 그 두 사내의 이야기가 짧은 시간이지만 영화 한 편 보는 것과 같이 빠르게 흘러갔다.
“어머니” 는 40대 아들이 심정지로 인해 응급실로 실려온 어떤 어머니의 이야기 이다. 병원에 입원하고 할 수 있는 처방은 깨어날 확률이 25퍼센트인 3일간의 저체온 치료이다. 그 3일간 어머니는 하루에 10분 20분 되는 면회를 꼬박 챙겨 아들의 얼굴을 보았고, 3일동안 집에가지 않은 상태로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의사는 일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퇴근을 한 이후에는 술도 마시고 개인생활도 즐겼다고 한다. 3일 이후 25프로의 확률을 뚫고 그 환자는 깨어났으며, 그 어머니는 글쓴이인 저자에게 은혜를 입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십번 했다. 그 과정에서 저자가 느꼈던 감정을 덤덤하게 서술하였는데, 그 부분이 이 책에서 나에게 있어 가장 감명깊게 느낀 부분 이었다
이 저자는 대체로 나와 비슷한 성격일 것으로 보인다. 직업만 다를 뿐, 축구를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 분석하고 느끼는 바를 기록하고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그 이전 이후 단계를 해석해보려는 약간의 변태스러움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휴가동안 읽은 책으로 손색없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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