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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RY'S Acquaintance

[BOOK] 단어의 귓속말 / 김기연 저 / 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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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귓속말

“ 어떤 날에는 흐르는 눈물을 방치해도 괜찮다. 당신을 소독하는 중이니까.”카피라이터이자 캘리그라퍼인 작가 김기연은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단어들을 채집하고, 평범하지 않은 특유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101가지 단어를 재해석한다. 이 책은 단어의 표정을 읽어내고 그려낸 감성 사전이며, 인위적인 옷을 벗겨낸 단어의 민낯이고, 단어들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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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과 위로의 말인 칭찬

칭찬은 너무 뜨겁지도 춥지도 않은 온대 지역에 사는 말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마음에 쉽게 들어가 집을 짓는다. 마음을 온대 지역으로 바꾸고 따스함을 잃지 않도록 토닥인다.
(중략)
칭찬을 자주하거나 듣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말의 온기를 잃지 않고 그대로 살지만 그렇지 않은 이는 마음에 저체온증을 앓는다. 평생 그것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중략)
그러나 무관심과 귀찮음으로 가득한 냉소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서로의 눈빛을 보며 인사를 건내는 것도 오래전에 잊어버렸다. 누군가 만나면 우물쭈물거릴 뿐이다. 마음의 온대 지역으로부터 오던 따스한 말마저 춥고 황폐한 들녘으로 쫓겨났다.
(중략)
머지 않아 칭찬은 마음 사전에서 멸종될지 모른다. 모든 것이 차가운 시대니.

냉소적인 시대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칭찬이란 불필요한 것들이 되어버리는 차가운 시대를 비판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귀찮음으로 인한 냉소의 시대에서 다른 사람의 잘한 점을 칭찬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상황 속에서 여유를 갖는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칭찬'에 대해서 목마름이 있으면서도 본인이 극적으로 개입하여 변화하려는 것보다 이런 사회 변화 속에 안타까움을 보고만 있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인연이란

저절로 이어지고 끊어지는 마법의 줄...(중략)
당신이 누군가와 이것으로 묶여 있다면 길이에 따라 가까운 시일에 혹은 먼 훗날에 어김없이 마주서야 한다. (중략)
인연이란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악연이 인연의 가닥 중에 숨어있기도 하니, 함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이랴 (끝)

인연이란 남녀, 가족, 친구 불문하고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가운데 맺어지는 마법같은 줄로 표현을 하였다. 중의적인 표현으로 서술하고자 한 것 같으나, 전채적인 책의 뉘앙스를 보면 남녀간의 관계에 대한 인연에 대해 묘사한듯 보인다.
마법의 줄로 표현하여 그 길이에 따라, 가까운 시일에 혹은 먼 훗날에 마주 서야 하는 점을 표현하면서 좋은 인연이든, 나쁜 인연이든에 대해 함부로하지말기를 당부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살아간다. 가끔은 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추어 지길 원하면서, 본인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어느 사람에게는 악연일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서 함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눈

눈을 밟으면
기록으로 남게 된다.

눈이 한껏 내린 강원도의 건설현장에서
감독관의 급한 부름에 헐레 벌떡 뛰어가는 2년차 사원

용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자욱이 남긴 기록을 바라보면서
나는 계단을 처음에 두칸씩 오르다가
나중에는 세칸씩 뛰어 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단에 두 세칸씩 찍혀있는 내 발자국 기록을 보면서
조금 전의 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아래의 생각으로 정리한 채로 사무실에 돌아왔다

눈은 내린 만큼 그 시간의 길이에 따라 기록으로 남기고
눈을 밟은 사람을 바라보는 깊이있는 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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